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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기록
완벽한 비극 본문
'가난한 이들의 지옥이 부자들의 천국을 만드는 군.'
거장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에서 그윈플렌이 하는 말이야.
며칠 전에 뮤지컬 웃는 남자를 보고 왔어.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지.
한 3년동안 보고 싶었던 뮤지컬인데 이번에 운 좋게 박효신 그윈플렌으로 볼 수 있었어.
뮤지컬은 처음 보는 거였는데 이런 유명한 작품으로 입문하는 바람에 눈이 높아질까봐 걱정돼.
웃는 남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소설이야.
우리나라에서는 장발장으로 유명한 소설 레미제라블의 작가인 빅토르 위고의 또 다른 명작이거든.
자세히는 모르지만 DC코믹스의 빌런인 조커가 이 웃는남자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고??
정말 간단하게 한 줄로 요약하자면,
콤프라치코스라는 17세기 영국의 인신매매 비슷한 조직의 희생양인 그윈플렌의 일대기...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
사실 설명하자면 A4용지 몇 페이지에 걸쳐서 설명할 수 있는데 너무 TMI일 것 같다.
이 소설이 17세기 영국의 민낯과 그 시대의 모습, 현실 등을 엄청나게 세세하고 생생하게 묘사해놔서 읽기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자그마치 내가 프롤로그라고 느낀 분량만 해도 370장이었거든.
그만큼 인물 사이사이의 감정선과 인과관계등이 너무 흥미롭고 수준 높은 책이었어.
처음 읽을 때는 단어표현들이 너무 현학적이라고 느껴졌었는데 생각해보니 이 소설이 발표된지 150년이 넘었더라고.
그야 당연히 어렵게 느껴질만하지 ㅋㅋㅋㅋㅋㅋ.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역시 결말부분이야.
귀족들에게 혼신의 연설을 쏟아냈지만 웃음거리 취급만 당하고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도망친 그윈플렌과,
그윈플렌이 죽은 줄 알고 마음의 병에 걸려 사경을 헤메는 데아와,
아들을 죽게 만든 런던을 증오하며 딸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런던에서 떠나는 우르수스.
그 세 인물의 교착점인 바다위의 배.
흐 그 장면만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아.
독자들에게는 정말 슬프고 절망적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세 인물에게는 가장 행복하고 소중한 순간이었거든.
진짜 슬퍼서 눈물 질질 나는데 지금은 꼭 웃어줘야만 할 거 같아서 억지로 웃음 짓게되는 장면이였다고 표현할래.
영화 '조커'에서 호아킨 피닉스가 조커 분장을 하고 억지로 손으로 입꼬리를 잡아서 올리는 장면이랑
결말을 읽는 독자들의 모습이 비슷하지 않았을까...??
정말 완벽한 새드엔딩이었어.
개인적으로 요즘 나오는 소설들은 비교적 해피엔딩이 많다고 생각해.
그러다보니 나도 해피엔딩들을 가장 많이 접했고, 어설픈 새드엔딩들은 거부감만 올라오더라고.
그렇게 한참 새드엔딩들을 싫어하던 시기에 읽은 게 웃는 남자였어.
당연히 새드엔딩이라는 건 모르고 읽기 시작했어 ㅋㅋㅋㅋㅋ.
900페이지 넘는 분량에 글자도 작은편이지, 글은 어렵지, 너무너무 상세한 묘사에 읽는 속도는 오히려 느려지지...
다 읽는데 아마 2주는 걸렸던 거 같아.
그러다보니까 오기로라도 끝까지 읽고 싶어지더라고.
막상 후반부에 가서는 한 장 한 장을 아주 조심스럽게 넘겼어.
다 읽고 싶지 않았거든.
아니 다 읽고 싶지 않다기 보단 너무 아쉬웠지.
점점 얇아져가는 남은 페이지와 결말로 치닫는 내용의 전개들이 참 야속하더라고.
그럼에도 멈출 수는 없어서 점점 더 빨리 읽게 되더라.
이런 경험은 아직 웃는남자 말고는 해 본 적이 없어서 내 인생책 1순위로 정해놨어!
그래서 그런지 그 후로 작품들을 보는 눈이 조금 높아져서 킬링 타임용 작품들은 별로 눈에 안끌리더라.
도서관 좀 더 자주 다녀야겠어. 학교 도서관도 가끔 가볼까.
언젠가는 웃는 남자만큼 나한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해 줄 작품이 나타나겠지. 너무 설렌다.
지금까지 얘기한거만 봐도 알겠지만 나는 웃는남자라는 작품을 엄청나게 좋아해. 열성 팬이야.
그래서 당연히 뮤지컬도 엄청나게 기대했고 심지어 효윈플렌이라 기대치 max를 찍었던 것 같아.
하지만 다 보고 난 후기를 말하자면 솔직히 좀 아쉬워.
내용 전개자체가 좀 듬성듬성이랄까?
이 부분은 그래. 뮤지컬이라는 장르자체가 제한적인 시간이 있으니까 자세히는 못 보여준다는 건 이해하지만..
소설을 안 읽고 보면 띠용 할 부분이 좀 있는 것 같더라고.
예를 들어 데아의 죽음.
뮤지컬로 웃는 남자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뭐야 데아 갑자기 왜 죽어?' 라는 반응이 나올 법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글을 읽고 머릿 속으로 상상한 장면들이 조금이나마 현실에서 펼쳐진다는 게 얼마나 멋진 경험인지 배웠어.
배우님들도 연기 너무 잘하시고 노래는 뭐 말할 것도 없더라.
인생 첫 뮤지컬을 인생작품으로 입문했기에 어쩔 수 없이 남는 아쉬움이 있나봐.
그래도 아주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종종 뮤지컬 보러가지 않을까싶어!!
Ora! Hora! 기도하라! 울어라!
Depalabra Nace razon, 언어에서 이성이 태어나니
Da luz el son. 노래가 광명을 만드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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