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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독서일기

[독서일기]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OneTen 2022. 1. 10. 23:36

🌌새벽녘 소소한 독서기록  번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이 마약 혐의로 기소되었을 때 남긴 말로, 소설 제목의 모티프가 된 문장입니다. 

자신에게 해가 될 것을 알면서도 감내하고 행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타인은 그것을 강제로 막을 권리가 있는가 

개인이 스스로 개인의 권리를 포기하고자 하는것에 국가는 어느 선까지 개입해도 되는 것인가 


삶으로부터의 휴식을 원하는 의뢰자들을 도와주는, 이른바 자살 어시스턴트인 '나' 

'내' 고객들의 이야기를 글로 만든 파일을 하나씩 들여다보며 소설은 전개됩니다. 

책의 앞부분에는 이야기들의 기반이 되는 그림인 <다비드 - 마라의 죽음>, <클림트 - 유디트 1>, 

<들라크루아 - 사르다나팔의 죽음> 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각 그림에 해당되는 장을 읽기 전과 후에, 그림으로부터 다가오는 느낌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죽음이 감히 우리에게 찾아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 비밀스런 죽음의 집으로 달려들어간다면 그것은 죄일까?" 

"사람은 딱 두 종류야.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람과 죽일 수 없는 사람. 어느 쪽이 나쁘냐면 죽일 수 없는 사람들이 더 나빠" 

"아무도 다른 누구에게 구원일 수는 없어요" 



김영하 작가님의 글은 읽을수록 신기하고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같은 그림을 보아도 글로 인해 감상이 변하고, 
너무나 쉽게 술술 읽히지만 몇 번을 되뇌어도 질리지 않을만큼 심오하고 오묘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이 책은 자살을 어둡고 부정적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자살을 미화하지도 않고 가볍게 여기지도 않습니다. 

소설 전반에 드리운 분위기는 나의 감정을 움켜쥐고 알 수 없는 불쾌감과 불편함을 느끼게 합니다. 

'자살은 나쁜 것' 이라는 생각이 은면에 깔려있는 제게,
'자살은 나쁜 것?' 이라는 소설 속 분위기가 어색하게 받아들여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정상태가 어떠했는지, 정리 안되는 머릿속의 생각들은 무엇인지,
내 삶에 대한 태도는 어떠한지, 표현해내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어휘력과 사고력의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몇 년 후에, 혹은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꼈을 때 꼭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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